초기치매 신호와 대응2 오후 세 시가 되면 가방을 챙기시는 어르신 어르신 한 분이 계셨습니다. 여든이 넘으신 남자 어르신인데, 오후 세 시 무렵만 되면 어김없이 가방을 챙기고 현관 쪽으로 걸어가셨습니다. "내 발로 내가 가는데 왜 못 가게 하느냐." 직원이 막아서면 언성이 높아지고, 어떤 날은 가방을 바닥에 던지기도 하셨습니다. 미리 말씀드리면, 이 글의 사례는 어르신을 보호하기 위해 여러 사례를 섞고 각색한 것입니다.치매를 공부하는 분들은 이런 행동을 귀가 집착이라고 부릅니다. 보호자 입장에서는 "센터가 싫으신가" 싶어 마음이 무너지는 행동이지만, 현장에서 오래 지켜본 제 생각은 조금 다릅니다.막을수록 강해지고, 이기려 들면 진다처음에는 저희도 서툴렀습니다. "조금만 계시다 가세요", "차가 아직 안 왔어요" 하고 설득했지요. 결과는 늘 나빴어요. 설득은 어르신 귀에.. 2026. 7. 27. "약 드셨어요?"라는 질문을 우리 센터에서 금지한 이유 보호자 상담을 하다 보면 유독 자주 나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. "분명히 약을 드렸는데, 저녁에 아버지가 약을 안 줬다고 화를 내세요." 어떤 따님은 이 문제로 아버지와 매일 저녁 다투다가 지쳐서 상담을 오셨습니다.결론부터 말씀드리면, 이건 어르신이 거짓말을 하시는 게 아닙니다. 그리고 이 상황에서 가장 하면 안 되는 말이 "아까 드셨잖아요"입니다.약을 먹은 기억은 왜 이렇게 빨리 사라질까치매 초기에 가장 먼저 약해지는 것이 방금 전 일을 저장하는 단기기억입니다. 약을 삼키는 행동은 몇 초면 끝나는 데다 매일 반복되는 일이라, 어르신의 기억에 남을 만한 단서가 거의 없습니다. 저희 센터에도 약을 드시고 5분쯤 지나면 "나 약 줬어?"라고 물으시는 어르신이 계십니다. 하루에도 몇 번씩, 매일 그러시거든요.이.. 2026. 7. 22. 이전 1 다음